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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깨어진 돼지저금통과 황금 주머니… 우리는 왜 '내일의 안식'을 파는가

​- 인류가 만든 연대의 약속 '보험', 자본의 광풍 속 수단으로 전락
- 삶의 풍요는 계좌의 숫자가 아닌 지속 가능한 평정심에서 나온다

 

바쁘게 달아나는 한 남자의 손에 황금 주머니가 들려 있고, 그 뒤로는 배가 깨어진 돼지저금통이 씁쓸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최근 급증하는 보험 해약 사태를 보여주는 한 컷의 시사 만평은 오늘날 현대인이 처한 인문학적 비극을 명확히 압축한다.

​본래 보험(Insurance)은 불확실한 미래의 위험에 맞서 인류가 만들어낸 '연대와 평화의 약속'이자 문화적 안전장치였다. 그러나 자본의 광풍 속에서 보험은 더 이상 내일을 지켜주는 방파제가 아닌, 언제든 깨서 굴려야 할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

​문화예술적 관점에서 '삶의 풍요'란 결코 계좌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참된 풍요는 지속 가능한 삶의 안정성과 마음의 평정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변동성 수치에 영혼을 맡긴 채, 정작 삶을 지탱해 줄 최소한의 존엄과 평화는 스스럼없이 해약하고 있다.

 

​당장의 수익률 상승이 주는 착시적 쾌감 뒤에는, 언젠가 찾아올 노년의 질병과 고독이라는 차가운 현실이 기다린다. 숫자의 유혹에 쫓겨 스스로의 내일을 해약하는 이 시대,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가 진짜 보장받아야 할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차가운 자본의 논리를 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안식을 지켜낼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한 때다.

 

​[세계문화예술신문 문화평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