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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고용] 반도체 호황 뒤에 숨은 '착시 현상'… 일자리는 왜 차가울까?

■ 반도체 수출 사상 최대 기록에도… 연간 신규 취업자 증가폭 21만 명에서 10만 명대로 '반토막'
■ 첨단 공정 자동화·AI 도입 가속… 청년층 체감온도는 여전히 '동장군'
■ 성장과 고용의 디커플링 심화… 서비스업 지원 및 고용 인센티브 등 대책 시급

 

[세계문화예술신문 사회노동부]

대한민국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시장의 온기는 여전히 차가운 실정이다. 최근 국책 연구기관과 통계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 중심의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당초 예상치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 숫자의 착시… 수출은 '역대급', 취업자 증가폭은 '반토막'

한국노동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이 발표한 고용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당초 예상했던 21만 명 선에서 약 10만 명대 안팎으로 대폭 하향 조정되었다. 산업 전체의 생산과 수출 수치는 눈부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그 결실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온기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른바 '고용 착시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과 고용이 디커플링되는 핵심 원인은 반도체 산업 자체의 구조적 특성에 존재한다. 반도체는 수십조 원의 자본과 첨단 장비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최종 수요 10억 원당 유발되는 취업자 수)는 약 2.4명 수준으로, 제조업 평균(5.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공장이 증설되고 매출이 급증하더라도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과 같은 대규모 신규 채용으로 이어지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2. 스마트 공장·AI 혁신, 그리고 '경력직 선호'가 바꾼 채용 지형도

공정 자동화와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 가속화 역시 일자리 창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산 현장 곳곳에 로봇 시스템과 무인 운송 장비가 빠르게 구축되면서 단순 조립이나 단기 생산직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기업들의 채용 방식 변화 또한 청년 구직자들에게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정기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으로 전환함에 따라, 대학 졸업 예정자나 신입 구직자들의 진입문은 더욱 좁아졌다. 청년 구직자가 희망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원인하는 전문 인재 간의 미스매치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3. 청년층에 집중된 한파… 고용 생태계 체질 개선 절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고용 한파가 미래 세대인 20대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층 중심의 일자리가 전체 취업자 수의 하한선을 지탱하고 있는 반면, 청년층 취업자 수는 수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며 고용률 하락이 지속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경기 호황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고용 구조 개선을 이룰 수 없다고 지적한다. 노동 경제 전문가는 첨단 기술 중심의 산업 구조개편 속에서 고용 유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의 온기 확산과 더불어, 보건·복지·전문기술 등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 대한 집중적인 정책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