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예술신문
피아노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다. 약 8,000~10,000개의 정교한 부품이 시계처럼 맞물려 움직이는, 하나의 ‘소리 생명체’이자 예술 작품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피아노의 음정과 터치, 울림은 흐트러지고 본래의 생기를 잃는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조율(Tuning)·수리(Repair)·리빌트(Rebuild)’다.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예술과 과학, 장인정신이 어우러진 피아노 복원의 세계다.
이 분야에서 35년간 한 길을 걸어온 인물이 있다. 대한민국 대한명인회로부터 2021년 ‘피아노조율·수리’ 부문 대한명인으로 지정된 김현용 명인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금까지 9만여 대의 피아노를 되살려낸 장인으로, 피아노의 ‘소리 생명’을 되찾는 일을 인생의 소명으로 삼고 있다.
“피아노는 단순한 물건이 아닙니다. 사람의 감정과 추억이 담긴 악기입니다. 저는 단순히 음을 맞추는 조율사가 아니라, 그 악기가 지녔던 본래의 울림을 되찾아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율(Tuning) – 피아노의 숨결을 불어넣는 예술
피아노 한 대에는 약 230여 개의 현이 있다. 이 현들은 서로 미세한 장력 균형을 이루며 울림을 만들어내는데, 온도나 습도, 사용 빈도에 따라 음정이 쉽게 흐트러진다. 조율은 이 미세한 차이를 섬세하게 조정해 피아노의 음을 복원하는 과정이다.
김현용 명인은 “진정한 조율은 단순히 음을 맞추는 일이 아닙니다. 피아노 전체의 밸런스, 터치감, 음색의 통일성까지 고려해야 하죠.”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KBS홀, 대형 교회, 콘서트홀의 그랜드 피아노까지 다양한 환경의 악기를 조율하며, 연주 프로그램을 미리 파악해 곡의 성격에 맞는 조율을 진행한다. “같은 음이라도 연주자의 스타일에 따라 조율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연주자의 감정과 악기의 개성이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음악이 태어납니다.”
■ 수리(Repair) – 낡은 피아노에 새 생명을
피아노는 평균 10년 이상 사용하면 해머 펠트, 현, 댐퍼, 액션 등의 주요 부품이 노화되어 기능이 저하된다. 소리가 탁해지고 터치가 무뎌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단순히 부품을 교체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과 복원 기술, 그리고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김 명인은 “피아노 수리는 의학으로 치면 ‘수술’과 같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손상된 부분을 복원해야 비로소 본래의 소리를 되찾을 수 있죠.”라고 설명한다. 그의 손끝에서는 오래된 피아노가 다시 살아나며, 잃었던 생명력을 되찾는다.

■ 리빌트(Rebuild) – 피아노의 ‘부활’을 완성하다
‘리빌트’는 단순한 수리를 넘어 피아노를 완전히 해체하고 내부 구조와 부품을 새롭게 복원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현, 튜닝핀, 해머, 액션, 페달 시스템 등을 모두 교체하거나 복원하여 새 피아노처럼 되살리는 과정이다.
특히 30년 이상 된 스타인웨이, 뵈젠도르퍼, 벡슈타인, 야마하 등 명품 피아노는 리빌트를 통해 원음에 가까운 음색과 터치감을 되찾을 수 있다. 김현용 명인은 독일 피아노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한 전재선 마이스터와 함께 각 브랜드의 설계 특성을 살려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 “리빌트는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복원’입니다. 피아노 속에는 세월과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그 기억까지 함께 되살리는 것이 진정한 리빌트의 가치죠.”

■ 장인정신과 신뢰, 그리고 감동
김현용 명인의 공방은 단순한 수리 공간이 아니다. 과학적 정밀함과 예술적 감성이 공존하는 ‘소리의 연구소’다. 그는 한 대의 피아노를 완성하기까지 수십, 수백 시간을 들이며, 음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조율한다.
그의 철학은 투명하고 정직한 수리 과정에 있다. “요즘은 새 피아노보다 리빌트를 선호하는 분이 많습니다. 정품 부품으로 복원된 피아노는 오히려 더 풍성한 울림을 내죠. 게다가 환경 보호의 가치도 큽니다.”
■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로
김현용 명인이 대한명인회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단순한 기술 때문이 아니다. 그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열정, 그리고 피아노에 대한 사랑으로 ‘소리의 예술’을 완성했다. 그가 속한 대한명인회에는 국가무형유산 대목장 이광복 명인, KBS ‘개는 훌륭하다’의 이웅종 명인 등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김 명인은 “피아노는 사람과 같습니다. 마음을 다해 다루면 그만큼 원하는 소리를 돌려줍니다.”라며 미소를 짓는다. 그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피아노는 세월의 흔적을 넘어 새로운 감동으로 다시 울려 퍼진다.
그가 이끄는 세계문화예술(1670-5567) 은 피아노 조율·수리·리빌트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대한민국 대표 업체다. 김현용 명인과 전재선 마이스터의 손길을 거친 피아노는 단순히 ‘복원된 악기’가 아니라, 다시 태어난 예술 작품으로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피아노의 영혼을 되살리는 그들의 기술은 결국 ‘소리의 예술’을 완성하는 인간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그 울림은 기술을 넘어, 진심으로 다가온다.

세월을 거슬러 울리는 명품의 부활 — ‘리빌트’로 완성되는 피아노 예술의 결정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