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명인’이라는 칭호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한 분야의 역사를 품은 장인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다.
그 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축제가 바로 ‘2025 제8회 대한민국 대한명인전’이다.
11월 11일(화)일 부터 16일(일)까지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사람이 가진 ‘기(技)’와 ‘예(藝)’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묻는, 깊이 있는 예술의 장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이런 기술을 가진 분들이 우리나라에 계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사진으로 보던 작품을 실제로 보니 감동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전통예술의 가치가 사라져가는 시대, 명인들의 존재는 단순한 세대 계승을 넘어 대한민국 문화 자산을 지키는 최전선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한다.
1. 전통과 현대를 잇는 명인들의 축제, 그 깊은 의미
명인전에서는
· 도자기
· 서예
· 목공예
· 전통 공예 기술부터
· 현대 기술 기반의 예술·복원 분야
까지 다채로운 작품이 선보였다.
월드마스터위원회, 세계명인회, 대한민국명인회가 후원에 참여하며 그 권위를 더했고, 특히 이번 전시는 ‘무(無), 예술의 경지’라는 주제로 형태에 갇히지 않은 순수한 예술 정신을 담아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또한, 행사에서는 화환 대신 쌀 화환만을 받아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뜻깊은 활동도 진행됐다.
‘하남시 사랑의 쌀 문화나눔 전달식’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과 따뜻함을 나누는 모습은 명인이라는 타이틀이 단지 솜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기술 + 예술 + 나눔, 이것이 진정한 대한민국 명인의 품격이다.
2. 피아노조율·수리 분야 김현용 명인 – 9만 대의 피아노를 살려낸 손
이번 전시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분야 중 하나는 바로 피아노조율·수리였다. 대한민국 대한명인(제21-653호) 김현용 명인은 35년 동안 약 9만 대의 피아노를 조율해 온 대한민국 대표 조율 장인이다.
그의 이력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 피아노 조율의 역사’다.
KBS홀에서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피아노를 담당하며
· 피아니스트 손민수
· 막심 므라비차
· 성악가 조수미, 고성현
등 세계적 아티스트와 함께 무대를 완성해왔다.
그는 “피아노조율은 기술 이전에 예술을 듣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피아노 하나하나의 상태, 연주자의 터치, 무대의 음향—all of this를 읽어내는 감각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음악을 이해하는 예술가의 감성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전시 현장에서 진행된 그의 라이브 시연은 많은 관람객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조율 과정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3. 독일 피아노 제작 마이스터 전재선 – 명인과 마이스터의 만남
이번 명인전에는 또 한 명의 핵심 인물이 함께했다.
바로 독일 피아노 제작 마이스터 전재선이다.
전재선 마이스터는
· 스타인웨이
· 파치올리
· 벡슈타인
등 세계 최상급 피아노의 제작·복원·리빌트 분야에서 명성을 쌓았다.
그는 “전통예술과 현대기술이 어우러진 명인전에서 함께하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최근 한국에서 공연장, 교회,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고급 피아노 리빌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용 명인과 전재선 마이스터는 현재 피아노 리빌트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조율과 복원·리빌트로 세계문화예술 에서 함께 담당하고 있다.
이 둘의 작업은 단순한 협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피아노 산업 내에서
정확·정밀·예술성을 갖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명인을 통해 대한민국 예술의 미래를 보다
이번 제8회 대한민국 대한명인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었다. 명인들의 손끝에서 이어온 전통기술은 현대기술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만들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장인정신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피아노조율·수리·리빌트 분야처럼 일반 대중이 잘 몰랐던 영역에서도 대한민국이 세계적 수준의 명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대한민국 명인은 우리 문화의 뿌리이자 미래다.
그들의 기술, 철학, 예술적 깊이가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