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5 (토)

  • 맑음동두천 13.0℃
  • 맑음강릉 15.7℃
  • 맑음서울 14.2℃
  • 맑음대전 14.1℃
  • 맑음대구 14.2℃
  • 맑음울산 16.2℃
  • 맑음광주 15.2℃
  • 맑음부산 19.0℃
  • 맑음고창 15.2℃
  • 맑음제주 17.6℃
  • 구름조금강화 12.9℃
  • 맑음보은 12.1℃
  • 맑음금산 13.7℃
  • 맑음강진군 16.5℃
  • 맑음경주시 15.0℃
  • 맑음거제 15.2℃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AI 커닝인가, 새로운 학습도구인가 -대학은 지금 ‘AI 사용법’을 가르칠 때다

1. AI 활용, 금지가 아닌 ‘투명성’의 문제
2. AI 감별의 한계… 학생도 교수도 혼란 속으로
3. 앞으로 대학이 가르쳐야 할 것: ‘정답 찾기’가 아니라 ‘AI를 의심하는 법’

 

인공지능 시대, 대학 교육의 경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최근 연세대에서 불거진 ‘AI 커닝’ 사태는 단순한 부정행위 이슈를 넘어, 대학이 이제 더 이상 AI를 회피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시험 문제를 챗GPT로 풀어 제출한 학생들에 대해 교수는 “자수하면 0점, 숨기면 정학 추진”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고, 학내에는 질문이 남았다.


“AI를 쓴 것이 과연 커닝인가?”
“AI 시대에 무엇이 ‘정상적인 학습’인가?”

이 혼란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대학들이 동일한 고민을 겪고 있다.

 

 

1. 금지보다 중요한 건 ‘투명성’이다

영국·싱가포르 등 선진 대학들은 이미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영국은 ‘AI 활용 신고제’를 도입해 과제에 챗GPT·코파일럿을 사용했다면 반드시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학생들에게 ‘AI 사용 사실을 밝히는 문서’를 제출하게 하며 AI 사용=부정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이들의 공통된 결론은 명확하다.

 

  • AI는 이미 교육 생태계의 일부이며 금지할 수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썼는지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썼는가이다.

 

그동안 대학은 ‘AI 금지’를 외쳐왔지만, 세상은 이미 AI를 기본 도구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학생들은 레포트 초안 작성, 논문 구조 잡기, 번역, 코드 검토까지 이미 일상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모두 커닝으로 본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갈 수 있을까?

내가 직접 해본 경험으로도 AI는 능력을 대신해주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과 검증을 필요로 하는 ‘생각 촉진 장치’에 가깝다.

 

 

2. AI 감별 기술의 한계… 무고한 학생도 피해

미국과 호주에서는 AI 감지기의 낮은 정확도 문제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억울하게 ‘부정행위자’가 되었다.
호주 ACU에서는 AI 탐지기가 학생들의 고유 문체까지 ‘AI 작성물’로 오인해 수십 명의 정학을 취소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AI는 이미 사람의 문체를 닮아가고 있고, 사람의 글도 AI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대학들이 감지기만 믿고 징계를 내리는 건 위험하다.

그래서 미국 일부 대학들은 선언했다.

 

  • “AI 감지기 결과만으로는 징계하지 않는다.”

 

결국 AI 감별은 감독 기술이 아니라 참고 자료가 되어야 한다.
중요한 건 학생 본인이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자신의 사고가 있는가이다.

 

 

3. 이제 대학이 가르칠 것은 ‘정답을 찾는 법’이 아니다

카이스트는 이미 AI 활용형 시험을 도입했다.
AI를 사용해 문제를 풀되, 그 과정과 논리를 설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정답’을 제출하는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대학이 가르쳐야 할 핵심 역량은 다음과 같다.

 

✔ AI가 던져준 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능력

✔ AI의 오류를 파악하고 스스로 수정할 수 있는 능력

✔ AI를 ‘편법’이 아닌 지식 생산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

 

교육은 진화하고 있다.
‘암기–정답–채점’이라는 오래된 프레임은 AI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질문력, 사고력, 비판적 분석 능력, 적용력 등 AI를 넘어서는 인간의 본래 역량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학생은 AI를 통한 사고 확장을 경험하고, 교수는 그 ‘사고의 과정’을 읽어내는 교육으로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

 

 

◆ 결론: AI 사용의 기준을 새로 그려야 할 시간

‘AI 커닝’이라는 단어는 곧 사라질 것이다. AI는 이제 ‘연필’처럼 필수 도구가 되었고, 대학의 역할은 그 연필을 올바르게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는 AI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실력이 되는 시대에 서 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AI 금지 공지’가 아니라 AI 사용 가이드·출처 표기·대면 검증·비판적 활용 교육이다.

그리고 대학이 가야 할 길도 분명하다.

 

  • “정답을 찾는 인간”에서
  • “AI가 던진 답을 검증하고, 더 나은 답을 만드는 인간”으로.

 

AI 시대, 교육의 기준은 지금 다시 쓰여야 한다.
이제 대학이 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